간절한 기도에 감응한 노루

“기도는 가면 오고, 오면 가는 인과의 이치가 있어요.
내가 정성들인 만큼 나에게 돌아오는 거죠.”

취재. 정은구 기자

심고와 기도를 잘못 이해하면 미신으로 흐를 수 있고, 요행심을 조장할 수도 있다.
또한 원리를 모르거나 체험을 하지 못하면 허망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해봐야 소용없다고 여기게 되는 것. “기도는 원리를 알아야 하고, 체험이 있어야 해요. 특히 그냥 하는 것보단 목표를 정해놓고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기도에 감응하는 이치가 과학적 진리라고 설명하는 이수진 원로교무(고창수도원).
이 원로교무가 제주도 모 교당에 살 때다. 당시 원청 20주년 행사(원기 69년) 내용 중에 한라산 물과 백두산 물 합수식이 있었다. “마침 우리 교도님이 제주시에서 한라산을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이었어요. 본래 백록담에는 아무나 내려가면 안 되니, 새벽에 일찍 가자고 했죠.” 네 시쯤 일어나 대여섯 명의 출재가 교도들과 길을 나섰다는 이 원로교무. 다른 등산객들이 오기 전에 빨리 가려고 정신없이 이동하던 중, 본래 기도식을 진행하기로 했던 사무국장이 그만 탈이 나고 말았다. 결국 안내를 하기 위해 따라나섰던 이 원로교무가 기도식을 책임지게 되었다는데…. “그때 통일에 대한 염원이 전국적으로 가득 찼을 때였어요. 저 역시 마찬가지죠. 잡념 한 번 내지않고 기도를 했지요.”
그렇게 눈을 감고 영주를 외우고 있는데 갑자기 눈을 뜨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다. 살며시 눈을 떴더니, 백록담 맞은편 숲속에서 노루가 줄을 지어서 나오는 것이 보였다. “꼭 사람이 일부러 간격을 맞춘 것처럼 정확하게 한 줄로 나란히 서더라고요. 5~7마리 정도였지요. 당장 저 장면을 보라고 말하면 부정탈까봐 다른 사람들에겐 말도 못했어요.” 그때 사진이라도 찍었으면 좋았을 걸 그랬다며 아쉬워하는 이 원로교무. 노루들이 우두커니 서서 지켜보는 가운데에 영주를 하고 기도문을 외우니, 벅찬 염원에 눈물이 날 정도였다. 그렇게 기도를 마치니 노루들은 숲속으로 사라지더라는 것. “그걸 보면서 반드시 통일이 된다는 신념이 생기더라고요. 일심으로 기도를 하니 노루들이 찾아와서 대답을 해준 느낌이었어요.” 마치 기도에 감응했다는 증명이 된 것 같아서 신기하고 거룩한 감동을 받을 수 있었다.
“기도는 가면 오고, 오면 가는 인과의 이치가 있어요. 내가 정성들인 만큼 나에게 돌아오는 거죠.” 또한 우주에는 동기상응(同氣相應)하는 진리와 극하면 변하는 이치가 있다고 말한다. “만물은 자타력이 어울려 있어요. 사은의 위력을 믿고 기도를 해서 진리의 감응을 얻는 거예요.” 간절한 신심과 서원은 자기 자신이 하기 나름이라는 이 원로교무. 하지만 자신의 힘이 부족할 수도 있는 법이다. 이 원로교무는 이러한 경우를 위해 불연을 맺고 공덕을 쌓는 게 특히 중요하다고 말한다. “전생의 인연인지, 숙연인지, 이생의 인연인지 생각해서 지혜롭게 맺어야 해요. 그런 걸 알려주는 게 불법이고요.” 또한 미처 해소되지 않은 업장이 있다면 천도재를 통해서 풀어낼 수도 있다는데….
“물은 100도가 되어야 끓잖아요? 그게 극하면 변하는 이치예요. 내가 정말 목숨 걸고 갚으려 하면 반드시 해결이 되는 거죠.”(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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