쁘띠프랑스에서

테마가 있는 종교 성지를 꿈꾸다

“쁘띠프랑스랑 원불교랑 무슨 관계가 있어?”
한국 안의 작은 프랑스 마을, 쁘띠프랑스를 가자는 말에 아이는 고개를 갸우뚱거립니다.
“꿈이 머무는 곳이잖아.”
“그게 왜 그런데?”
“쁘띠프랑스는 낭만적이고 예술적인 프랑스 문화에 매료된 한 사람이 한국 안에 작고 아름다운 프랑스 마을을 만들기 위해 평생의 꿈으로 삼아서 일군 것이고, 원불교는 맑고 밝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여럿 사람들이 함께 모여 헌신적으로 일을 하는 곳이거든.”
“???”
여전히 고개를 갸웃하는 아이.
여행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서울에서 자가용으로 1시간 30분 남짓의 쁘띠프랑스는 가평군 청평면, 넓은 강이 내려다보이는 외진 산기슭에 조그맣게 자리하고 있었죠. 파스텔톤의 건물 몇 채가 전부인듯 하지만, 여행객은 국제적입니다. 중국 관광객과 동남아에서 온 사람들, 그리고 남도의 말투들이 섞여 길거리는 시끌벅적합니다. 아마 연말이라서 풍경이 더 요란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야외공연장에서는 체코 전통 인형 마리오네트 퍼포먼스가 이뤄지고, 메종 드 오르골에선 100~200년 전에 제작된 오르골의 원형 소리를 들을 수 있죠. 떼야뜨르별 극장에선 마리오네트 ‘피노키오’ 공연도 볼 수 있답니다.
그렇게 동심이 가득한 동화 같은 풍경을 따라가다 보면, 쁘띠프랑스의 아름다운 꿈 ‘어린왕자’를 만나게 됩니다. 거리 곳곳에는 어린왕자의 조형물이 여행객을 반기죠. 그리고 생텍쥐페리기념관에 들어서는 순간 어린왕자로 가득 찬 그의 친필 원고와 삽화 등을 감상할 수 있는데요, 문득 여기서 우리는 어린왕자의 아름다운 꿈을 다시 꾸게 될지도 모릅니다.
어린왕자는 아이들에겐 이렇게 속삭일 겁니다. “네 꿈이 뭐니. 이 우주가 다 네 거야. 마음껏 날아보렴.” 어른들에겐 또 이렇게 말하겠죠. “왜 꿈을 버리셨어요. 아직 늦지 않았어요. 현실을 꿈처럼 살아보세요. 그럼 꿈은 이뤄진답니다.”

세월이 흐르면 가장 먼저 잃어버리는 게 꿈이라고 하죠.
꿈을 꾸지 않으니 갈 길은 늘 먼 듯합니다. 고달파지기도 하고요. 현실 안주, 그 속에서 어른들은 자신을 삶이란 감옥에 가두어 두죠. 돈이란 감옥, 집이란 감옥, 자식이란 감옥, 명예라는 감옥 등등 말이죠. 그런데 꿈을 가지면 그 꿈은 세월의 강을 흘러 현실의 땅에 닿습니다. 쁘띠프랑스처럼요.
쁘띠프랑스를 둘러보면서 마음은 내내 원불교 중앙총부를 떠나지 않습니다. 농경 시대에 과학과 정보의 시대를 예측한 새 시대의 성자, 20대의 에너지가 넘치는 젊은 소태산. 그가 만들고 머문 지금의 원불교 총부를 모든 세상 사람들의 꿈이 닿는 낙원세계로 만들어 가야할 텐데, 지금 우리는 왜  머물러 있을까요. 그 땅은 결코 우리들만의 안주처가 아닙니다. 세상을 향해 열려 있어야 하는 새로운 개벽의 땅, 비상하는 개벽의 공항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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