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꼰대다

 글. 노태형 편집인

‘요즘 애들은 참 버르장머리가 없어.’
그렇습니다. 가끔가끔 고개가 저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함께 밥을 먹고도 자기 밥값만 계산하고, 어른 앞에서도 자기 할 말은 또박또박 쏟아냅니다. 손에는 스마트폰이 한시도 떠나질 않고, 모든 대화는 툭툭 끊어집니다. 행동도 거침이 없어 제어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물질개벽이 시대를 묘하게 바꿔놓았습니다. 그러니 기성세대의 눈에 요즘 아이들은 참 이해불가죠.
소태산 대종사 당대에도 이런 이해불가의 일들이 벌어집니다.
남녀가 유별한 시대에 여자를 단상에 올려 강연을 시키지를 않나, 야밤에 노소가 공회당에 모여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깔깔대소회를 한다고 하니, 점잖은(?) 사람이 보기에 참 민망할 일이죠. 거기에다가 대종사마저도 그 자리에서 박수를 치며 호탕한 웃음으로 즐거워하는 것이, 영 체통이 안 설 일입니다. 어찌 보면 이때부터 50년이 흐른 뒤에도 쉽지 않았을 광경이죠.
어쨌든, 미래는 버르장머리 없는 아이들의 것입니다.
함께보다는 홀로에 익숙하고, 권위보다는 실리에 밝으며, 사람보다도 기계에 더 익숙한 사람들. 그런데 더 합리적이고 더 질서정연하며 더 양심적인 애들, 말이죠. 미래세계는 지금과는 확실히 다른 세상, 인간과 기계의 구분마저 모호해지는 새로운 개벽이 되겠죠. 그때도 지금의 원불교가 필요할까요?
지금 교단은 끊임없이 교단혁신을 부르짖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게 미래세대에 맞춰져 있다고 볼 수 있죠. 버르장머리 없는 아이(?)들을 위해서요. 그런데 왜 우린 그 버르장머리 없는 아이들을 쏙 빼놓고 미래의 교단혁신을 이야기할까요. 그래서 혁신 없는 교단혁신이 메아리로만 남는 게 아닐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요즘 아이들 참 버르장머리 없습니다. 다시 생각해보니, 제가 참 꼰대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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