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도히 흐르는 ‘성주성지 수호물결’
사드반대, 범종교적 운동으로 확산

취재. 정은구 기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배치지역이 성주군 롯데 스카이힐 골프장으로 결정되면서, 교단 내 사드 반대 운동에 불길이 붙었다.
서울에서 열린 ‘One Peace 종교·시민평화결사 대회’에서는 3천여 명이 모여 성지 수호와 사드 철회에 대한 굳건한 의지를 천명했다. 이날 대회는 교단의 출·재가 교도뿐만 아니라 이웃종교인들과 성주·김천 시민들, 그 외 시민단체들이 함께하는 자리였다. 10월 11일 열린 이번 대회에 앞서 교단은 한은숙 교정원장을 중심으로 하는 원불교 성주성지 수호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원불교비대위)를 구성한 데에 이어, 9월 28일 성주성지에서 출가교역자 총회를 비상소집·개최했다. 이후 9월 30일, 국방부 앞에서 ‘사드 철회·성주성지수호 원불교 기자회견’을 가지고 사무여한의 법인 정신으로 성지수호에 앞장설 것을 선언했다.
9월 28일에 열린 출가교역자 총회에는 전국 13개 교구에서 천여 명의 교역자들이 모여 성지수호를 위한 평화 기도식을 가졌다. 이후 김창수 코리아연구원장의 특강, 서문성 교무의 강의, 출가교역자들의 자유발언과 평화문화제를 진행한 후, 정산 종사 탄생지를 찾아 영주 101독을 통해 의지를 다졌다. 특히 정산 종사 탄생가까지 평화성지순례를 하는 동안 법복을 입은 천여 명의 출가교역자들은, 세차게 내리는 비를 맞으면서도 흔들림 없이 일심을 모아 결의를 굳건히 했다.



한은숙 교정원장은 이날 “앞으로 사드 문제가 어떻게 갈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오늘 올린 이 정성, 이 서원, 하나됨은 우리에게 천의를 감동시키고 창생을 제도할 책임이 있음을 분명하고 깊이 깨우쳐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라는 말로 평화와 상생을 다짐했다. 또한 비상총회에 참석한 출가교역자들은 ‘세계 평화를 위한 우리의 결의문’을 통해 사무여한의 정신으로 성지 수호를 이루고, 남북 화해와 협력으로 통일 한국 건설과 동북아 평화 및 세계 평화를 정착해나가는 것과 상생평화의 낙원 세상을 건설하는데 앞장설 것을 결의했다.
이날 총회 이후 출가교역자들은 두 그룹으로 나누어 성주 평화천막교당과 김천 평화천막교당을 방문해 기도의 목소리를 더했다. 또한 각 도시의 촛불문화제에도 자리를 함께해 시민들의 환호와 지지를 받았다. 5개 교구 교구장 및 백년성업회 사무총장, 최용정 교무(김천교당)는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박보생 김천시장과 배낙호 김천시의회 의장의 단식 투쟁 현장을 찾아 격려의 말을 주고받기도 했다.
이틀 뒤인 9월 30일, 국방부의 사드 배치지역 최종 발표를 앞두고 원불교비대위는 다시금 국방부 앞에 모여 기자회견을 가졌다. 원불교비대위는 성명서를 통해 “여러 경로를 통해 사드 배치는 절대 불가하다고 누차 분명히 밝혔음에도, 이와 같은 결정을 강행한 것은 우리를 철저히 무시하고 우롱하는 처사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우리 원불교인들은 사무여한의 법인정신으로 정부의 부당한 결정에 맞서 가장 단호하게 맞서나갈 것임을 밝힌다.”고 선언했다.
성주와 김천의 평화천막교당 역시 시민들과 연대해 평화기도회를 매일 진행하며 마음을 모으고 있다. 서울 역시 10월 1일부터 매일 국방부 앞에서 릴레이평화기도회를 통해 지속적인 의지표명을 하고 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되는 국방부 앞 평화기도회에서는 각 교구의 출·재가 교도들이 꾸준히 찾아와 자리를 채우고 있으며, 저녁에는 촛불기도회 후 감상담을 나누며 점점 확고해지는 성지수호의 의지를 되새기고 있다.



서울과 성주, 김천에서 꾸준한 활동이 지속되는 가운데 10월 11일, One Peace 종교·시민평화결사 대회에는 3천여 명의 출·재가 교도 및 시민단체와 이웃종교인, 성주·김천 시민들이 함께했다.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 진행된 이번 대회에서는 이웃종교인들의 지지와 더불어, 시민들과 연대해 기도회 및 시민평화결사가 진행됐다. 특히 천도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등 각 종교의 기도회를 비롯, 시민사회단체 및 성주·김천 시민들의 참여가 어우러져 ‘사드 말고 평화’가 전 인류적 평화운동으로 확산되었음을 드러냈다.
이날 참석한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대표회장 김영주 목사는 “종교는 평화여야 한다. 평화는 무기로 지켜낼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이 사드는 우리 종교인들이 온 몸과 마음을 담아 막아서야 한다. 사드 배치는 옳고 그름을 따지는 일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옳은 일에, 정의로운 일에, 평화로운 일에 목숨을 바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숙 교정원장 역시 “전쟁무기로는 평화를 담보할 수 없다는 확신으로 정성을 모으고 외치는 것이다. 그 어떤 이유로도 성지가 존중받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에 안전과 그리고 평화는 가져올 수 없다는 단호한 마음으로 절연히 기도하고 있다.”고 말을 전했다. 또한 심상정 국회의원(정의당 상임대표)은 “원불교가 평화를 위해서 단호한 의지를 표명하고 실천해주는 데에 감사를 드린다. 여러분과 함께 이 땅의 평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지지를 보냈다. 이후 집결한 모든 참여자들은 시청을 지나 청계광장까지 사드철회 평화행진을 했으며, 정리집회를 통해 결의문과 KCRP 성명서를 낭독하고 대회를 마무리했다.



당일 저녁에는 사무여한 실천단 200여 명의 철야기도회가 진행됐다. 광화문 광장에 모인 이들은 일원상 서원문 100독 및 108배, 행선 등을 자정까지 진행하며 평화에 대한 간절한 바람을 이어나갔다.
현재 사드 반대 운동은 지역민과 원불교를 넘어 범종교인들에게로 확산되었다. 10월 13일에 열린 사드반대 광주종교인평화회의 기자회견을 비롯, 각지에서 사드배치 철회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며 인식을 확대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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