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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추천도서] 두근두근 내인생
작성자 박선아 작성일 2011-09-06 조회수 1642



[창비/김애란]


아버지가 묻는다.
다시 태어난다면 무엇이 되고 싶으냐고
나는 큰 소리로 답한다.
아버지, 나는 아버지가 되고 싶어요.
아버지가 묻는다.
더 나은 것이 많은데, 왜 당신이냐고.
나는 수줍어 조그맣게 말한다.
아버지, 나는 아버지로 태어나, 다시 나를 낳은 뒤
아버지의 마음을 알고 싶어요.
아버지가 운다.


                          - 김애란 『두근두근 내인생』중에서


 부모는 왜 아무리 어려도 부모의 얼굴을 가질까?  부모는 부모라서 어른이지, 어른이라 부모가 되는 건 아닌 모양이라고 아름이는 말한다.  17살에 아름이를 갖게 된 어린 부모와 17살에 80살의 몸을 가지게 된 아이에게 청춘은 생략된 채 마음보다 몸이 빠르게 늙어가고, 하루가 일년처럼 지리한 일상이 반복되면서  쇄퇘해져가는 몸은 고통으로 구겨져 있었지만 몸의 속도만큼 마음도 키우기 위해 아름이는 공기처럼 떠다니는 단어들을 채집해서 세상에서 가장 간절한 언어로 자신의 삶을 멋지게 써내려가고자 한다.  그래서 자신이 사라지고 없을 그 자리에 자신을 멋지게 기억해 줄 부모님을 생각한다.  남아 있는 시간을 알고 살아가는 이의 삶은 왠지 모를 비장함이 서려있고 간절함이 묻어난다.  그리고 급급하게 사느라 밀린 숙제가 산적해 있는 나와는 다르게 차근차근 17년의 시간을 써내려가는 바스라질것 같은 아이의 몸을 꼬옥 안아주고 싶었다.  그리고 긴 낮잠처럼 떠나간 아름이의 삶이 여름 끝자락 사그라드는 열기처럼 차분하고 무겁지 않았다. 치이고 다쳐도 살아보고 싶다던 그 민낯의 청춘을 아름이가 다시 살아볼 수 있게  멋지게 태어나길 바란다.  나는 마지막 페이지의 마침표에 시선을 고정한 채 주인공과의 작별이..그리고 작가와의 교감의 끈을 놓아야하는 그 찰나가 아쉽고 기분 좋은 쓸쓸함이 온몸을 맴돌았다.  그녀의 톡톡 터지는 단어 하나하나가 내 혈관을 타고 찌릿찌릿 마찰을 일으키고 한 문장 한 문장 멋진 표현들을 쉽게 읽을 수가 없어 수없이 멈추어야 했다. 32살 작가의 상상력과 문체는 투명한 구슬처럼 영롱하고  빛나보였다.





덧글 (0개)
     오래된 사진 몇장 올려 봅니다. 보관 상태가 좋지 않군요.